24.01.04
#수술실 입장
새벽에 계속 깸.
같이 입원하신 분 중에 섬망이 오신 분도 계시고
너무 아파서 끙끙 앓으시는 분도 계시니까
잠을 깊이 잘 수가 없음.
그래도 섬망이 오신 분은 간호사들이 다른 곳으로 옮겨드려서
잠을 좀 잘 수 있었음.
어짜피 전신마취할 때 자니까 괜찮지 뭐.
새벽 7시에 슬슬 갈 준비를 시작했음.
사실 준비할게 없어서 그냥 마음의 준비만 함.
유투브나 후기보면 양갈래로 머리를 묶었다고 하는데
나는 그런 얘기도 없고..
준비할게 너무 없었고, 그저 금식으로 배가 고픔.
누워있으니, 침대와 함께 도로록 이동함.
수술실은 3층 혹은 4층에 있는데,
그곳은 다른 사람들도 들어올 수 있게 개방되어 있어서
그곳에서 엄마, 아빠, 언니 그리고 셋째큰어머니, 큰아버지를 만남.
8시 30분, 첫 수술로 잡혀있어서
사람들이 지이인짜 많았음.
대기실 들어가기 전에 나에게 파란 모자를 씌워주고,
수술내용, 본인확인을 한 후 뜨끈뜨끈한 이불을 덮어줌.
그후에도 대기실을 들어가지 못해서
계속 고개를 들고 가족들과 인사함.
물론 문이 닫혀있지만 사람들이 계속 들어와서
열릴 때마다 인사함.
해맑은 나의 모습을 보면 딱히 긴장하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음.
#대기실 입장
이제 대기실로 들어가면 침대에 누워있는 환자들이
또로록 누워있음.
그럼 다시 또 확인함.
이름, 수술내용을 확인할 때, 어제의 두려움
(로봇술인데 절개로 설명한 의사쌤)때문에
"우측 갑상선 수술인데, 로봇이예요!"를 엄청 어필함.
자네들이라도 알아주게..
따뜻했던 이불이 대기실에서 슬슬 차가워짐.
대기실은 진짜 너무 정신이 없음.
웅성웅성, 직원들도 돌아다니고, 뛰어다니고..
그 때, 간호사 두 분이 나의 침대를 끌고 다른 곳으로 데려감.
좁은 복도를 지나고 수술실 앞에서 대기하다가 들어감.
수술실 보자마자 든 생각은
치과같다..
위에 조명도 짱 큰 게 있고, 로봇이 우측에 설치되어 있었음.
나는 이제서야 안심을...
#수술 전 준비
수술실에 누워서 이제 나의 윗옷을 벗었음.
나는 속옷은 전혀 입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 많이많이 민망했음.
안에 사람이 한..5명 있었는데,
내가 아무리 수영장 다니고, 대중목욕탕도 가서
옷을 벗는데 거리낌이 없다지만
다들 옷 입고 있는데 나만 벗으니 민망...
하지만, 나를 옮겨주던 친절한 간호사 선생님이
빠르게 이상한 천을 덮어줌.
(선생님의 센스가 너무 따뜻했슴돠)
상냥한 의사쌤이 누워있는 내 머리맡에서
차근차근 설명을 함.
그 후 나의 왼쪽 팔을 보더니
"바늘이 왜 이게 꽂혀있지?"
라고 말하는데 말에서 한기가 느껴짐.
슨생님..무사와요..
어제의 상황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내가
"어제...혈관 찾기가 힘들고, 찾아도 자꾸 터져서 작은 바늘로 했어요."
라고 변명을 함.
그랬더니, 의사쌤이
"자기 맘대로 바늘도 바꾸고, 수술실에 말도 안하고, 그러면 돼요, 안돼요."
라고 내가 아닌 날 끌고오신 간호사 선생님들께 질문 아닌 질문을 했다.
그 후 조용히 준비하던 다른 의사쌤에게
"그건 그렇게 하는거 아니고, 이렇게 해야지."
라고 하며 알려주셨다.
내가 볼 땐 내 머리맡 상냥하던 의사쌤이 대빵인 듯 했다.
그 후 내가 발버둥쳐도 한 손으로 제압할 수 있을 것 같은 간호사 선생님께서
나의 오른팔을 묶기 시작했다.
겨드랑이로 로봇이 들어가기 때문에
팔이 움직일 수 있어서 묶는거라고 친절한 설명과 함께..
머리맡 선생님이 산소호흡기를 내 코 위에 대고,
심호흡 크게 2번 하라고 하셨다.
그 후 난...기억이 없다.
(원래 계속 ~함. 으로 끝냈었는데..그냥 편하게 쓸게요.ㅠㅠ)
#수술 직후
나의 기억은
"000님, 일어나세요!! 눈 뜨세요!!"
라는 소리와 함께 시작된다.
물론, 나에게 하는 말씀은 아니었지만
눈을 뜨고 몽롱하게 누워있으니,
간호사 선생님이 오셔서 눈뜨셨냐고 물어보셨다.
힘없이 대답하고 있으니, 발에 있는 바늘 뺄게요~
하고 바늘을 빼셨다.
그 후 손목에 있는 바늘도 뺄게요~ 하시고 빼주셨는데
지혈을 하느라고 누르시는 악력이 너무 세서
손목이 너무 아팠다.
옆에 아저씨가 누워계셨는데, 많이 아프신지
앓는 소리와 함께 자꾸 주무시려고 해서
간호사 선생님이 계속 깨우시면서 호흡하라고 하셨다.
그 말에 내가 호흡하며 아픔을 중화시키려 했으나,
선생님의 악력이 너무 세서 중화따위 되지 않았다.
어느정도 지혈을 하고 나는 다시 도로록 끌려나갔다.
나오면서 엄마와 아빠, 그리고 셋째큰어머니, 큰아버지, 사촌언니가 있었고,
나는 너무 멀쩡한 목소리로 "언니는 왜 여깄어?" 라며 인사하고
병실로 이동했다.
(수술 후 환자를 만지면 안되는지 사촌언니가 다가오자, 만지지말라고 하시더라구요?)
만신창이가 된...나의 발목과 손목..
바늘이 얇아서 나의 손목과 발목에도 주사를 꽂았는데,
수면마취 후 꽂아서 그런지 자비가 없었다..
손목은 멍이 거의 3주동안 넓게 퍼지고 없어졌다...
분명히 후기에는 수술 직후 밥먹고 그랬는데..
나는 하루동안 금식하라고 하셨다.
24시간 금식이 말이 되냐구요!!
첫 수술을 하고 싶었던 이유는
수술 끝나고 빵이나 커피 마시려고 한건데..
#수술 후 달라진 점
우선, 나의 기억에 없는 소변줄이 꽂혀있었다.
침대로 이동할 때 소변줄을 뺐다.
딱히 크게 아프진 않았다.
그 후 나의 겨드랑이에서 나와있는 배액관이 있는데,
그건 환자복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돼서 딱히 어렵지 않았다.
그거 말고는 나의 쇄골부위가 감각이 없는점?
# 후기와 다른점
1. 양갈래 머리를 하지 않는다.
_파란 모자를 씌워준다.
2. 금식을 지속한다.
_1월 5일부터 식사가 가능했다.
3. 보호자에게 4시간동안 깨우라고 안한다.
_후기에는 수면마취 후 폐가 쪼그라든다고 4시간은 호흡하고 있어야 한다고
보호자에게 환자가 잠들지 않게 하라고 했는데, 그런 안내가 없었다.
나는 좀 쉬다가 다시 잠든거같은데..
4. 수술 직후 엄청 아프다고 했는데, 나는 진짜 하나도 안아팠다.
'이럴줄 몰랐지만 항암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5. 수술 후 회복 (2) | 2024.02.26 |
---|---|
#3. 갑상선 암 수술 전 입원 (5) | 2024.01.29 |
#2. 을지대 병원 진료 및 수술 예약 (0) | 2024.01.16 |
#1. 생각해본적 없던 갑상선 암 (3) | 2024.01.08 |